새 디지털운행기록계 세세한 운행기록 파악으로 운전습관교정할 수 있어
-북부운수 기기 장착활용으로 사고건수 2008년 195→2009년 122건으로 크게 줄어
-표준화된 기기 장착못지않게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
버스,택시,화물차의 표준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 장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면서 관련 업계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법적인 의무화 일정은 교통안전법에 따라 2013년까지로, 교통수단별 장착 시기는 시행령에 의거해 버스?일반택시?일반화물자동차는 2012년말까지며 개인택시?개별화물자동차는 2013년말까지다. 또 법 시행일인 오는 6월30일 이후부터는 신규등록 차량은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의무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는 사업용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관한 정보를 과학적으로 수집해 사고를 줄이는데 활용하도록 운행기록계의 방식을 기존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운행기록계나 디지털운행기록계가 보급돼 왔으나, 이번에 의무화된 것은 일정한 기준을 갖춘 표준화 디지털운행기록계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는 이에 맞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
만일 기준에 적합한 운행기록장치를 장착하고 일정기간동안 보관해 교통행정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제출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본 기획에서는 표준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의 특성을 다른 것과 비교해 파악하고 활용모범 사례와 관련시장 동향도 파악한다.
▲ 표준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의 특징
디지털운행기록계는 운행관리와 사고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속버스와 시내버스 등 버스업체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의무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는 종전보다 기준이 강화됐다.
표준으로 제시된 디지털운행기록계가 이전의 디지털운행기록계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것은 6개월 이상 1초 단위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억장치가 있어야 하고 위치추적장치와 가속센서, 브레이크 신호 등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기존의 디지털운행기록계는 1분 단위의 데이터를 기록?저장하거나 위치추적장치나 브레이크 신호를 갖추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기를 새로운 기준에 맞게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 해야한다.
또 1997년이후 모든 사업용차량에 의무화된 아날로그 방식의 운행기록계는 주행속도와 연속근무시간 등 일부사항만 기록돼 사고예방 활용자료가 부족하고 운행기록이 종이로 출력돼 정밀도가 떨어져 판독에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반면 새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장착하면 주행거리, 차량속도, 엔진속도, GPS, 가속도 등 상세한 운행상황을 기록할 수 있어 운전자의 과속과 장시간 과속을 비롯 급가속과 급제동, 끼어들기, 장기간 운전을 분석할 수 있고, 이러한 것이 일어나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택시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영상기록장치는 차량 룸미러 앞에 장착돼 주행시 전방상황을 녹화할 수 있고 사고시 이벤트 녹화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영상기록장치는 육안으로 사고시 가?피해자를 구분하고 원인규명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신 개인정보호보에 따라 실내녹화 및 음성녹화는 못하도록 지방자치단체별로 규제를 하고 있어 기능활용이 제한적이고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상기록장치가 주행과 사고시 전방녹화가 가능한 것이라면 운행기록계는 운행에 대한 특성을 보다 상세히 파악하는 것이다. 운행특성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속도와 위치정보, 급가속과 급제동, 공회전기록 등으로 이를 통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파악해 교정할 수 있고,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 등을 파악해 교통시설을 새로 만들거나 개선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블랙박스는 운행기록계와 영상기록장치 합쳐야 본래 의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운행기록계는 또 운송기록정보수집기나 택시미터기와도 구분된다. 수집기는 사업장내 부착하는 것으로 차량의 입출고 내역이나 택시미터기에 생성하는 운행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미터기는 차량내 부착돼 주행과 영업거리, 거리시간 병산 등 요금 및 운행정보를 기록하는 것이다.
▲ 디지털운행기록계 운영사례와 관련 시장동향
서울시내버스 회사인 북부운수는 디지털운행기록계를 단계적으로 장착해 활용하면서 2008년도에 195건이었던 사고가 지난해는 122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보험요율도 대인 75%(대물 60%)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이 회사는 2008년 가을부터 아날로그 운행기록계가 고장이 나면 디지털타코미터로 바꾸고 기존의 기기는 업그레이드하는 방법 등으로 186대 중 145대를 표준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로 교체했다.
이 회사는 디지털타코 기록을 분석하는 디지털타코분석시스템으로 기사 개개인의 운행기록 분석해 이를 게시판에 게재하고<사진> 교육자료로도 활용한다. 또 사고다발자는 다음달에 모이도록 해 데이터를 토대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북부운수 관계자는 “1초단위의 운행기록을 보여주고 사고시에는 0.01초까지 기록되는데다 1-2년치의 자료분석이 가능해 기사 개개인별로 운전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면서 “특히 G PS가 되다보니 노선별로 어느 구역이 과속구간인지 짚어서 교육을 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조정권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센터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255개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운행기록을 분석해 자료를 활용해 지도한 결과 전년도보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2.9%가 감소했다”며 “중요한 것은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교육자료로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표준화된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생산하는 회사는 현재까지 4곳이다. 업체가 아직 4개사에 불과한 것은 아직 2013년말까지 의무화돼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데다 표준사양 시험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운행기록계 표준사양 성능 시험에 통과한 업체는 광신G.P.S통신을 비롯 동선산업전자, 조영오토모티브, 카스포이다. 이 중 택시를 대상으로 하는 곳은 광신G.P.S통신으로, 이 회사는 디지털운행기록계와 미터기 일체형 제품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해 출시한뒤 홍보와 영업에 들어갔다. 다른 택시미터기 업체들도 디지털운행기록계 표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성능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와 화물을 대상으로 하는 업체는 동선산업전자, 조영오토모티브, 카스포로 이 회사들도 제품을 출시한뒤 업체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거나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공단의 표준사양시험에 두 개의 업체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 시장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가격은 택시미터기와 운행기록계를 합친 일체형은 40만원대이고, 버스와 화물의 디지털운행기록계는 20만원대이다. 디지털운행기록계와 영상운행기록계 일체형을 출시한 곳도 있다. 업계는 오는 2013년까지 약 30만대의 사업용 차량이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새로 달거나 바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통신문 / 이상택) |